마리오파티에서 보드게임까지, 승부의 코너
이 집의 놀거리 코너는 만화카페의 부록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 모니터에 닌텐도 스위치가 연결된 게임 좌석에서는 마리오파티로 자존심을 건 승부가 벌어지고, 보드게임 진열대에는 종류가 다양해 취향대로 고르는 재미가 있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는 빔프로젝터가 있는 스크린방에서 영화관처럼 즐길 수 있고, 미니미 버전의 네컷사진 기계는 그날의 승자와 패자를 기록으로 남긴다. 게임에서 진 사람이 라면을 끓여 오고, 다음 판에서 진 사람이 젤라또를 가져오는 식의 내기 순환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구조다. 만화책은 그 사이사이의 쉼표 역할을 한다. 커플이면 데이트가 되고 친구들이면 승부의 장이 되는, 같은 공간이 관계에 따라 다른 놀이터로 변하는 것이 이 집의 재미있는 속성이다. 게임기 앞에 앉는 순간만큼은 나이도 관계도 잠시 지워지고, 남는 것은 오늘의 승부뿐이다.
4만 권의 서가, 쉬는 시간의 콘텐츠
놀다가 지치면 서가로 가면 된다. 마블과 DC를 포함해 4만 권 이상의 만화가 꽂혀 있고, 신간 입고가 빨라 인기작은 여러 권씩 비치되어 대기 없이 바로 읽을 수 있다. 20년 전 단행본부터 최신작까지 스펙트럼이 넓어, 학창 시절 좋아하던 오래된 명작을 발견해 함께 넘겨보는 재미가 어떤 대화 주제보다 확실하게 이야기를 이어준다. 서로에게 인생 만화를 한 권씩 추천해 주는 것으로 시작하면 취향 지도가 그려지고, 다음에 뭘 하고 놀지 힌트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도서 검색은 휴대폰으로 가능해 서가 사이를 헤맬 필요가 없고, 좌석은 칸막이형부터 좌식, 텐트형까지 다양해 각자 편한 자세로 흩어졌다 모였다 할 수 있다. 놀거리와 쉴 거리가 번갈아 배치된 이 리듬이 하루를 길게 만든다.
놀이의 연료, 라면바와 K-푸드바
노는 데 진심인 공간은 먹는 데도 진심이어야 한다. 벽면 가득 쌓인 라면 진열대에서 좋아하는 라면을 고르면(라면+무료토핑 4,000원) 치즈, 계란, 파, 어묵, 숙주, 소시지, 물만두, 떡까지 토핑을 무료로 마음껏 담을 수 있다. 계란을 1분 30초 남기고 넣으면 수란처럼 익는다는 팁은 이 집 이용자들 사이의 공식이다. 뚝배기 떡볶이, 계란 프라이와 치즈를 얹은 짜파게티, 마요네즈를 두른 볶음면까지 그릇마다 비주얼이 살아 있고, 치킨과 만두, 볶음밥을 데워 먹는 K-푸드 셀프바가 두 번째 라운드를 연다. 디저트로는 무료 토핑 젤라또와 초코·치즈 조각 케이크, 슈크림과 카스텔라, 디카페인 커피와 제로 아이스티까지. 게임 한 판, 라면 한 그릇, 만화 한 권, 케이크 한 조각으로 이어지는 순환이 이 집에서 노는 법이다.
2만 원의 하루, 요금표 읽는 법
기본 1시간 3,600원부터 음료 포함 1시간 6,500원, 2시간 9,500원, 3시간 12,000원으로 이어지는 요금표에서 핵심은 평일 무제한 종일권(음료 포함 15,000원)이다. 4시간 이상 놀 계획이면 계산할 것도 없이 이쪽이 이득이고, 주말 5시간+음료 17,000원, 저녁 7시부터 파는 12시간 심야권 18,000원까지 있어 밤샘 코스도 요금표 안에 있다. 웰컴드링크와 과자·음료의 프리 카페 존은 무료. 라면과 디저트를 얹어도 1인 2만 원 안쪽에서 홍대의 하루가 끝난다. 홍대놀거리 중에 이 가격으로 이 시간을 버티는 곳은 찾기 어렵다.
혼자 놀러 와도 완성되는 하루
홍대놀거리라고 하면 여럿의 그림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이 집은 혼자 와도 하루가 완성된다. 1인 이용이 가능하고, 음료 없이 1시간권(3,600원)만 끊어 잠깐 쉬다 갈 수도 있다. 텐트에 누워 밀린 만화를 정주행하다가, 배가 고프면 라면에 토핑을 얹고, 나른해지면 담요를 덮고 잠깐 눈을 붙이는 하루. 점심시간이나 심야에 재충전하러 오는 이용객이 있을 만큼 조용한 시간대의 활용도가 높고, 여성 안심 구역이 있어 늦은 시간 혼자 방문에도 부담이 없다. 약속이 갑자기 취소된 날의 플랜B로 이만한 곳이 없다. 혼자 온 김에 평소 밀렸던 장편을 정주행하는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알차게 흘러간다.
코스로 잇기 좋은 위치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도보 6분, 합정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고, 주변에 난타극장과 AK플라자, KT&G 상상마당 같은 명소가 몰려 있어 홍대 하루 코스의 시작점으로도 종착점으로도 쓸 수 있다. 낮에 실컷 놀고 저녁을 밖에서 먹거나, 밖에서 놀다 지쳤을 때 들어와 마무리하거나, 어느 쪽으로 설계해도 동선이 자연스럽다. 결제는 키오스크로 간단하고 웨이팅이 생겨도 매장 앞 대기석에서 기다리면 된다. 젤라또 토핑 무료 쿠폰 같은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니 방문 전 플레이스 쿠폰함 확인은 필수다.
먹놀먹놀, 이 집에서 노는 순서
이 집에서의 하루는 대략 이런 순서로 흘러간다. 입장해 손을 씻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키오스크에서 종일권을 끊고 웰컴드링크를 챙긴다. 서가를 한 바퀴 돌며 오늘 읽을 만화를 쌓아두고, 자리를 잡자마자 마리오파티로 첫 승부를 연다. 점심은 라면바에서 각자의 토핑 조합을 겨루고, 오후에는 보드게임과 만화를 오가다가 출출해지면 K-푸드바에서 치킨과 떡볶이를 데운다. 저녁에는 스크린방으로 옮겨 영화 한 편, 마무리는 젤라또와 조각 케이크. 먹고 놀고 또 먹는 순환이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고, 밖에서라면 대여섯 곳을 옮겨 다녀야 했을 장면들이 한 층 안에서 끝난다.
총평: 동선을 접으면 하루가 길어진다
'카툰플러스 만화카페'는 홍대에서 놀 때 발생하는 이동이라는 비용을 제거한 곳이다. 게임과 만화, 영화와 사진, 식사와 디저트가 지하 1층 한 층에 전부 배치되어 있으니, 옮겨 다니는 시간이 전부 노는 시간으로 바뀐다. 커플 데이트로도, 친구들과의 승부로도, 혼자만의 재충전으로도 작동하는 공간이고, 여성 안심 구역과 대기석, 키오스크 결제 같은 디테일이 이용의 문턱을 낮춘다. 주말 홍대놀거리 계획이 막막하다면 순서만 정하면 된다. 먼저 놀지, 먼저 먹을지. 어느 쪽을 골라도 결론은 같다. 하루가 짧다는 것, 그리고 다음에 또 오게 된다는 것. 24시간 문이 열려 있으니 그 다음이 오늘 밤이어도 상관없다.
▲상호: 카툰플러스 만화카페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16길 29 B1 극장 전층
▲특징: 닌텐도·보드게임·OTT·네컷사진, 만화 4만 권 이상, 셀프 라면바·K-푸드바, 평일 종일권 15,000원, 24시간 연중무휴